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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뿔미디어 칼럼] 사람들은 왜 좋은 소식보다 나쁜 소식을 더 오래 기억할까?

2026-10-27 12:05 | 입력 :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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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보다 비판이 오래 남는 심리… 부정성 편향이 일상과 정보 판단에 미치는 영향

내용의 이해를 돕기위해 생성형AI로 제작한 이미지
▲내용의 이해를 돕기위해 생성형AI로 제작한 이미지
열 명에게 칭찬을 듣고 한 명에게 비판을 받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머릿속을 맴도는 말은 열 번의 칭찬이 아니라 마지막에 들었던 비판일 때가 있다. 칭찬을 들었을 때는 기분이 좋았지만, 비판은 그 말이 나온 상황과 상대방의 표정까지 떠오른다.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며칠씩 신경이 쓰이기도 한다.

이처럼 부정적인 경험이 긍정적인 경험보다 강하게 받아들여지는 경향을 심리학에서는 부정성 편향(Negativity Bias)이라고 부른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불쾌하거나 위협적인 정보에 더 많은 주의를 기울이고 이를 판단에 크게 반영하는 현상은 여러 심리학 연구에서 다뤄져 왔다.

이러한 경향은 위험을 피해야 했던 인간의 생존 환경과 관련해 설명되기도 한다. 먹을 것을 발견한 장소를 기억하는 일도 중요했겠지만, 맹수를 마주쳤던 장소를 잊는 일에는 훨씬 큰 위험이 따랐을 것이다.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성이 생존에 유리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이다. 다만 모든 부정적인 기억을 진화적 특성 하나로 설명할 수는 없다. 개인의 경험과 감정 상태, 사건이 벌어진 상황에 따라서도 기억의 강도는 달라진다.

오늘날에는 온라인 후기에서 비슷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느 식당에 좋은 평가가 수십 개 달려 있어도 위생 문제를 지적한 후기 하나를 발견하면 예약을 망설이게 된다. 상품을 구매할 때도 만족스럽다는 평가보다 불량이나 환불 문제를 언급한 글을 더 자세히 읽곤 한다.

소비자가 부정적인 후기를 확인하는 행동은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실제 피해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한 건의 후기가 얼마나 대표성 있는 경험인지는 별도로 판단해야 한다. 반대로 좋은 후기가 많다는 이유만으로 구체적인 문제 제기를 가볍게 넘겨서도 안 된다.

사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도 익숙한 이야기다. 고객에게 감사 인사를 여러 번 받아도 불만이 담긴 메시지 한 통을 받으면 하루 종일 그 내용이 신경 쓰일 수 있다. 상대방이 어떤 의도로 그런 말을 했는지 생각하고, 이미 끝난 대화를 머릿속에서 다시 이어가기도 한다.

사람 사이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평소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더라도 다툼이 발생하면 과거의 긍정적인 경험보다 갈등이 있었던 순간을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있다. 특히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는 상대방의 행동을 평소보다 부정적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

온라인 환경은 이런 반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SNS와 뉴스에서는 갈등이나 논란처럼 강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정보가 관심을 끌기 쉽다. 짧은 제목이나 일부 장면만 접한 상태에서 사건의 전후 사정을 충분히 알지 못한 채 판단하는 일도 생긴다.

하얀뿔미디어는 이러한 정보 소비 환경에서 독자가 접하는 뉴스의 양뿐 아니라 정보를 해석하는 방식에도 주목하고 있다. 같은 사건을 여러 게시물에서 반복해서 접하면 실제보다 더 자주 일어나는 일처럼 느낄 수 있지만, 게시물의 수가 곧 사건의 발생 빈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나의 사례가 여러 곳에 공유된 것인지, 서로 다른 사례가 확인된 것인지 구분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부정적인 정보가 유독 신경 쓰일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그 정보가 확인된 사실인지, 누군가의 해석이나 감정이 담긴 평가인지 살펴볼 만하다. '고객 한 명이 불만을 제기했다'는 사실과 '우리의 제품/서비스가 고객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은 다르다. 한 번의 실수를 겪었다고 해서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실패로 돌아간 것도 아니다.

비판을 받아들일 때도 내용이 구체적인지 확인하는 편이 좋다. 문제가 발생한 시점과 상황,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명확하다면 참고할 수 있다. 반면 근거 없이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말이라면 그 표현까지 오래 붙잡고 있을 이유는 없다.

좋은 경험을 일부러 기록하는 방법도 있다. 고객에게 받은 감사 메시지나 업무에서 해결한 문제, 일상에서 만족스러웠던 순간을 간단히 적어두는 것이다. 부정적인 일이 생겼을 때 그 기록을 다시 보면 최근의 한 사건만으로 전체를 평가하는 일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모든 부정적인 기억을 심리적 편향으로 취급해서는 곤란하다. 반복되는 불만이나 실제 위험을 알리는 신호라면 원인을 확인하고 대응해야 한다. 때로는 불편한 경험이 잘못된 습관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흥미로운 점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경험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적인 경험에 더 많은 생각과 시간을 쓰는 경우가 있다는 사실이다. 칭찬은 듣고 지나가지만 비판은 그 이유를 찾느라 여러 번 되짚어보는 식이다.

오늘 하루를 돌아볼 때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별다른 문제 없이 보낸 시간은 잘 떠오르지 않는데, 누군가와 나눈 불편한 대화는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렇다고 그날 하루가 온통 나빴던 것은 아니다. 기억에 남은 장면과 실제로 겪은 하루의 모습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어쩌면 오늘 들었던 칭찬이나 기분 좋았던 순간도 생각보다 많았을지 모른다. 다만 그 순간들을 다시 떠올려 볼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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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명 |2024.11.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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