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 사업자에게 해외 판매는 새로운 판로가 될 수 있지만 실제 운영 단계에서는 상품 등록부터 가격 책정, 광고, 물류, 정산까지 관리해야 할 영역이 빠르게 늘어난다. 여러 국가와 플랫폼을 동시에 다루게 되면 판매량 확대만큼 운영 구조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남는다.
특히 소규모 사업자는 해외 시장 진출 과정에서 인력과 비용 문제를 동시에 마주한다. 국가와 플랫폼마다 상품 등록 기준과 판매 정책이 다르고 국제 배송비, 반품, 환율, 정산 주기 등 국내 판매에서는 상대적으로 접하기 어려웠던 변수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해외 판매 업무의 일부를 시스템화하려는 이커머스 운영 모델도 등장하고 있다. 2024년 싱가포르에서 출범한 사업자 대상 역직구 자동화 플랫폼 KUUING(쿠잉)은 최근 한국 서비스를 시작하고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운영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KUUING이 제시하는 구조의 핵심은 개별 판매자가 상품 공급과 판매 운영을 각각 담당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급망과 데이터를 공동으로 활용하는 데 있다.
플랫폼에서는 글로벌 셀러와 참여 사업자가 공급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판매 상품을 공동으로 공급하는 구조를 적용한다. 구매 규모를 확보해 상품 공급 조건을 조정하고 광고와 물류 등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운영 비용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해외 판매에서 공급망은 가격 경쟁력과 연결되는 요소 중 하나다.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품을 취급하더라도 상품을 확보하는 조건과 배송 구조에 따라 판매자가 부담하는 비용이 달라질 수 있다. 개별 사업자가 공급처 확보부터 물류 구조 설계까지 직접 진행할 경우 판매 규모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기 전까지 비용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KUUING은 여기에 AI 알고리즘을 적용해 판매 데이터와 운영 정보를 분석하고 상품 운영과 판매 흐름 관리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하던 운영 업무 가운데 데이터 분석이 가능한 영역을 시스템에서 지원해 다수 상품과 판매 채널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방향이다.
AI가 이커머스에 적용되는 영역도 상품 추천이나 고객 응대에 머물지 않고 있다. 상품별 판매 흐름 분석, 재고 및 공급 관리, 가격 판단에 필요한 데이터 정리 등 판매자 운영 과정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는 중이다. 해외 판매처럼 여러 국가와 채널의 데이터를 함께 다뤄야 하는 환경에서는 이러한 운영 자동화의 활용 가능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
KUUING은 아마존, 쇼피, 타오바오, 징둥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연계되는 판매 환경을 기반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정 국가나 하나의 판매 채널에 한정하기보다 복수의 시장을 연결하는 구조를 통해 사업자의 해외 판매 운영 범위를 확장하는 방식이다.
다만 역직구 자동화가 해외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판매자는 진출 국가의 전자상거래 관련 규정과 세금, 통관, 상품별 인증 및 표시 기준 등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에도 정산 방식과 수수료 체계, 반품 및 고객 대응 범위, 상품 공급 조건 등을 사전에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국 해외 이커머스 시장 진입에서 중요한 기준은 판매 채널을 얼마나 많이 확보했느냐보다 복잡해진 운영 과정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에 가까워지고 있다.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KUUING 역시 국내 참여 사업자 확대와 함께 AI 기반 운영 기능 및 글로벌 공급 네트워크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향후 국내 사업자들이 실제 해외 판매 과정에서 해당 시스템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공동 공급과 운영 자동화 구조가 판매자의 비용 및 업무 관리에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가 한국 시장에서 플랫폼의 활용성을 판단하는 주요 지점이 될 전망이다.